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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퉁이 서재
[한강] 채식주의자 본문

읽기 힘든 책이었다. 내용이 어려워서가 아니다. 글은 오히려 술술 읽힌다. 글은 수월하게 읽히는데 마음이 턱턱 막혀 읽기가 힘들었다.
나는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 실격>을 읽으면서도 읽기 힘들다고 느끼지 않았다. <인간 실격>은 패배감과 우울감이 가득하지만 그런 감정 또한 인간 본성의 한 측면이기 때문이다. 충분히 이해할 수 있었다. 공감 가는 면도 많았다. 그런데 <채식주의자>는 다르다. 우울감과는 차원이 다른 분위기다. 정신병적 분위기가 소설 전체를 지배한다. 강렬하다. 읽기가 참 힘들다. 이런 소설은 처음이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라 정말 처음이다.
한강 작가도 이 책을 쓰고 나서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주인공에게 미안하다고도 토로했다. 본인이 창작한 주인공에게 미안한 감정이 들다니. 김중혁 작가는 <채식주의자>를 읽고 나서 이렇게 말했다. "빨리 밝은 분위기인 제 책을 쓰고 싶었어요."
<채식주의자>는 총 3부로 구성된다. 1부 채식주의자, 2부 몽고반점, 3부 나무 불꽃이다. 특이한 점은 각 부마다 화자가 다르다. 주인공은 채식주의자인 영혜인데, 1부에서 화자는 영혜의 남편, 2부에서 화자는 영혜의 형부, 3부에서 화자는 영혜의 언니다. 영혜는 극단적인 채식주의자이자 폭력과 억압을 거부하는 사람이다. 그런 영혜의 삶을 남편, 형부, 언니의 시선에서 조명한다.
나는 대개 소설책을 살 때, 첫 페이지를 읽어보고 살지 말지를 결정한다. 첫 페이지를 읽고 난 뒤 끌림이 있으면 살 확률이 꽤 올라간다. 소설은 첫 페이지에 많은 걸 담고 있으니까.
우선, 첫 페이지엔 소설의 첫 문장이 있다. 첫 문장은 소설의 첫인상이다. 그래서 중요하다. 물론 첫 문장을 힘있게 쓰는 작가도 있고, 평이하게 쓰는 작가도 있다. 평이하게 쓴다고 소설의 매력이 떨어지진 않는다. 하지만 강렬한 첫 문장은 소설의 매력을 배가한다. 한국소설 중 첫 문장으로 가장 유명한 소설은 <칼의 노래> 아닐까. 아직 <칼의 노래>는 읽지 않았다. 언젠가 <칼의 노래>를 읽을 텐데, 첫 문장에 대해 할 얘기가 많지만 <칼의 노래> 서평을 위해 아껴둬야겠다.
또한, 첫 페이지에서 작가의 문체와 어조를 읽을 수 있다. 독서 내공이 부족해서인지 개인적으로 만연체를 별로 안 좋아한다. 간결한 문체, 담담한 어조(심지어 냉담한 어조까지)로 쓰인 소설을 좋아한다. 게다가 첫 페이지만 봐도 소설이 잘 읽히는지, 부사와 형용사를 얼마나 많이, 혹은 적절히 쓰는지 알게 된다. 경우에 따라 화자의 세계관도 대략 알게 된다. 대충 화자가 어떤 사람인지(전지적 작가 시점일지라도) 알 수 있는 거다. 이 모든 걸 첫 페이지만 봐도 얼추 알 수 있다. 그 이유로 소설은 첫 페이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전자책 미리보기로 <채식주의자>의 첫 페이지를 읽었다. 그리곤 바로 구매했다. 단숨에 읽었고, 소설의 인상은 강렬했다. 한강 작가가 이 소설을 어떤 의중으로 썼는지(의중이 있었다면) 모르겠다. 표면적인 의도는 있었겠지만 궁극적인 의도가 있었나 싶다. 미약한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소설의 주제나 의미를 차치하고 한강 작가는 작가로서 타고난 사람인 것 같다. 글을 잘 쓰는 사람을 글쟁이라 표현하는데, 그녀는 글쟁이라기보단 참 소설가다. 글을 떠나서 소설을 이렇게 쓸 수 있구나 알게 해줬다. 참 소설가인 건 알겠는데 한강 작가의 다른 작품을 읽는 건 왜 이리 주저되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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