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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유

[노자] 도덕경

Baek Kyun Shin 2019. 7. 8. 00:01
도가도 비상도 (道可道非常道) 
명가명 비상명 (名可名非常名)

도덕경의 첫 구절이다.  뜻을 풀어쓰자면,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이름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도를 아십니까?'가 이로 인해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면 무엇이 '도'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보다는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노자가 실존 인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노자의 도덕경도 노자라는 한 사람이 쓴 것인지 노자가 쓴 글에 그 후손이 글을 더 추가해 쓴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신비로운 사람이 쓴 신비로운 책이다.

도덕경은 총 81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운문체이기 때문에 글자 수로만 보면 굉장히 짧은 책이다. 하지만 한자 운문체 특성상 다양한 해석이 존재하는 부분이 많다. 도덕경의 글 자체만 읽으면 금방 읽겠지만, 내용과 해설을 곱씹으며 읽으면 오래 걸리는 책이다. 어렵다면 어렵고 쉽다면 쉬운 책이기도 하다. 단순하지만 신비로운 책이다. 그리고 항상 느끼지만 난 이런 주제의 책을 좋아한다. 꾹꾹 눌러 읽어야 할 양서 중 양서라 생각한다.

도덕경은 전체적으로 안빈낙도의 분위기이다. 억지로 하지 않을 것, 물 흐르는 대로 흘려보낼 것, 무엇이든 쌓지 말고 내려놓을 것, 겨루지 말 것, 아는 체하지 말 것을 강조한다. 함이 없는 함이다. 억지로 하려고 하지 않으므로써 그것을 더 잘할 수 있게 된다. 버리고 비우고 내려놓으므로써 이루고 성취하게 된다.

도덕경의 첫 구절인 도가도 비상도. 즉,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라는 말이 있듯이 도덕경의 매 장에 대한 해석을 다는 것보다 가장 좋았던 구절을 그대로 옮기는 것이 나을 것 같다. 

제8장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입니다.
물은 온갖 것을 위해 섬길 뿐,
그것들과 겨루는 일이 없고,
모두가 싫어하는 낮은 곳을 향하여 흐를 뿐입니다.
그러기에 물은 도에 가장 가까운 것입니다.

 

제45장
완전히 이루어진 것은 모자란 듯합니다.
그러나 그 쓰임에는 다함이 없습니다.
완전히 가득 찬 것은 빈 듯합니다.
그러나 그 쓰임에는 끝이 없습니다.

완전히 곧은 것은 굽은 듯합니다.
완전한 솜씨는 서툴게 보입니다.
완전한 웅변은 눌변으로 보입니다.

 

제48장
학문의 길은 하루하루 쌓아 가는 것.
도의 길은 하루하루 없애 가는 것.
없애고 또 없애
함이 없는 지경에 이르십시오.
함이 없는 지경에 이르면 
되지 않는 일이 없습니다.

세상을 다스리는 것은
억지 일 꾸미지 않을 때만 가능합니다.
아직도 억지 일을 꾸미면
세상을 다스리기엔 족하지 못합니다.

 

제58장
화라고 생각되는 데서 복이 나오고
복이라고 생각되는 데 화가 숨어 있습니다.
누가 그 끝을 알 수 있겠습니까?

언제나 옳은 것은 없습니다.
올바름이 변하여 이상스러운 것이 되고,
선한 것이 변하여 사악한 것이 됩니다.
사람이 미혹되어도 실로 한참입니다.

 

제71장
알지 못하는 것을 아는 것이 가장 훌륭합니다.
알지 못하면서도 안다고 하는 것은 병입니다.

병을 병으로 알 때만 병이 되지 않습니다.

 

제81장
믿음직스러운 말은 아름답지 못하고,
아름다운 말은 믿음직스럽지 못합니다.
선한 사람은 변론하지 않고,
변론하는 사람은 선하지 않습니다.
아는 사람은 박식하지 못하고,
박식한 사람은 알지 못합니다.

성인은 쌓아 놓지 않습니다.
사람들을 위해 뭐든지 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많이 가지게 되고,
사람들을 위해 모두를 희사하지만
그럴수록 더욱 많아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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