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글쓰기 특강 (3)
귀퉁이 서재

1년 반 전에 이미 본 책이긴 한데 글쓰기 기법을 한 번 더 점검하려고 읽었다. 글쓰기 책 대부분이 비슷한 얘기를 해서 더 읽으려 하진 않았지만, 그러면서 놓친 게 있진 않나 하는 마음에 또 읽어본다. 책이 얇기도 하고, 각설하며 바로 글쓰기 기법을 다루니 맘에 들었다. 휘휘 돌려서 서론을 길게 말하지 않고 바로 수업을 시작하는 강의 같았다. 저자 김정선 님은 30년 가까이 교정교열 일을 해온 분이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문장을 다듬는 일에 무슨 법칙이나 원칙 같은 게 있는 것처럼 말할 수는 없다. 김정선 님은 어느 날 한 저자에게 "내 문장이 그렇게 이상한가요?"라는 메일을 받았다. 그는 답신을 보냈다. 모든 문장은 다 이상합니다. 모든 사람이 다 이상한 것처럼 말이죠. 제가 하는 일은 다만 그 이상..

여러 글쓰기 책을 읽다 보니 나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책, 광고 포스터, 안내책자에서 눈에 거슬리는 글을 찾아내는 버릇이다. 메일과 카톡 글은 한 번 읽고 말기 때문에 쓸 때나 읽을 때나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반면에 책, 광고 포스터, 안내책자에 있는 글은 다르다. 여러 번 읽히는 글이다. 그래서 거슬리는 문장을 찾아 스스로 고쳐보곤 한다. 한의원 광고 포스터에 있는 문구였다. 비만으로부터 벗어나세요! 마음속으로 '으로부터'를 '에서'로 바꿨다. 비만에서 벗어나세요! 더 보기 좋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정작 내가 글을 쓰면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글에서는 거슬리는 문구를 쉽게 발견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 눈에 거슬리는 글을 쓴다. 남의 잘못은 잘 찾아내면서 내 잘못은 모르는 것처럼..

당분간 꾸준히 글을 써야 할 일이 생겨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었다. 잘 읽히는 문장, 깔끔한 문장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지금까지 내가 못난 글을 써왔구나'라고 느꼈다. 예전에 [클린 코드]를 읽고 '지금까지 못난 코드를 짰구나'라고 느낀 것처럼 말이다. 다 읽고 난 후, 예전에 쓴 블로그 글을 쭉 살펴봤다. 못난 글 천지였다. 다 뜯어고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만두었다. 특히 오래전에 쓴 글이 심각했다. 예전에는 문장을 어렵게 써야 멋있는 줄 알았다. 단문보다는 복문이 더 있어 보였다. 당시 철학책을 많이 읽었는데, 철학책에는 어려운 문장과 복문이 많았다. 비문도 심심치 않게 발견했다. 그렇게 어려운 문장을 써야 글을 잘 쓰는 것인 줄 알았다. [유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