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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퉁이 서재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 이어 벌써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만 3번째 읽는다. 이 시집은 2018년 1월에 나온 책이다. 앞으로 류시화 시인이 엮은 새 시집을 보려면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1번째, 2번째 시집만큼은 아니었지만 류시화 시인만의 느낌은 여전했다. 시는 나로 하여금 앞만 보고 뛰어가다가도 잠시 멈춰서 숨도 고르고 주변도 돌아보게 한다. 아래는 본 시집에서 내가 꼽은 세 개의 시다. 그렇게 못할 수도 건강한 다리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산책을 갔다. 오전 내내 내가 좋아하는..

류시화 시인이 엮은 잠언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은 나의 군 시절 야근 뒤 꿀잠을 자게 해준 매개체였다. 밤새 야근하고 8시에 내무반으로 들어와 침대 위 라이트 등을 켠 상태로 10~15분 정도 시집을 읽고 잠들곤 했다. 3개월 전 그와 비슷한 류시화 시인의 잠언 시집을 또 발견해 망설임 없이 구입했다. 생각날 때마다 천천히 읽었고, 그 중 내 심장을 때린 시를 그대로 옮기고자 한다. 소설이나 수필에 대한 해제는 하더라도 시 자체에 대한 해제는 무의미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잠 못 이루는 사람들 새벽 두 시, 세 시, 또는 네 시가 넘도록 잠 못 이루는 이 세상 모든 사람들이 그들의 집을 나와 공원으로 간다면, 만일 백 명, 천 명, 또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하나의 물결처럼 공원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