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퉁이 서재
[강원국] 강원국의 글쓰기 본문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는 실제로 어렵기 때문이다." - 윌리엄 진서(William Zinsser)
글쓰기는 쉽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글쓰기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생각을 그저 활자로 옮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웬걸, 무지의 장막이 걷히자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이 책에서 글 잘 쓰는 방법 몇 가지를 배웠다. 새로 알게 된 점을 다섯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하되 스스로를 위해 쓴다.
- 단어와 어미를 다양하게 쓴다.
- 능동형, 동사형으로 쓴다.
- 클리셰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 글쓰기의 시작은 퇴고다.
마지막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 글쓰기의 시작은 퇴고다. 강원국 작가는 몇 번이고 퇴고를 강조한다. 퇴고하지 않은 글은 형편없다. 한 번 퇴고한 글보다 두 번 퇴고한 글이 낫다. 두 번 퇴고한 글보다 세 번 퇴고한 글이 낫다.
어제 쓴 글을 오늘 보니 볼품없다. 이미 한 번 퇴고한 글도 썩 마음에 안 든다. 실제 내 경험이다.
<강원국의 글쓰기>에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문구만 추려봤다. 다 지키며 글을 쓰면 좋으련만. 오랜 시간 연습하는 수밖에 없겠다.
글쓰기 마인드셋
1. 자신을 위해 써야 한다. 이기적인 글쓰기를 해야 한다. 내가 재밌고, 나에게 유용하고, 스스로 감동해야 남에게 줄 게 생긴다. 독자를 위해서만 쓰는 글은 쉬 지친다.
2. 전체 내용을 알고 글 쓰는 사람이 있을까. 만약 그렇다면 이미 다 쓴 것이다. 글쓰기는 완료형이 아니라 진행형이다. 궁금증을 해소해나가는 과정이 글쓰기다.
3. 글쓰기의 근간이 되는 뿌리와 줄기는 마음과 생각이다. 그런데 대체로 쓰기에 방점이 찍힌다. 어휘력과 문장력이 중심에 선다. 틀렸다. 생각에서 출발해 독자로 가는 것이 글쓰기다. 생각이 시작이고 독자가 끝이다. 어휘와 문장은 운반체에 불과하다.
4. 이제 예순을 향해가고 있지만 나는 가벼운 사람이 되기로 작정했다. 그러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앞으로 3년, 5년 후 얼마나 더 웃기는 사람이 되어 있을지, 얼마나 더 재밌는 글을 쓸 수 있을지 궁금하고 기대된다.
5. 책을 읽을 때는 반드시 내 생각을 만들어야 한다는 강박으로 독서한다. 그래야 책 읽는 의미가 있다. 책을 읽었다는 것은 남의 생각을 읽은 것이다. 책 읽기가 진정한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남의 생각을 바탕으로 내 생각을 만들어야 한다.
6. 대부분 이것을 소홀히 한다. 독자를 명료하게 떠올리며 글을 쓰지 않는다. 독자가 원하는 것을 읽으려 하지 않는다. 상대를 꼭 집어놓고 쓰지 않으면 글이 공허해진다. 누구에게도 의미 없는, 아무도 자기 얘기라고 생각하지 않는 글이 된다. 일반론으로 흐르거나 추상적인 글이 나온다. 그런 글은 쓰기도 어렵다.
글쓰기 스킬
1. A4 용지 한 장 정도 글을 쓰면 적어도 세 단어는 국어사전을 찾아보라. 더 어울리는 단어가 있다.
2. 주어 앞의 수식은 없애거나 최대한 짧게 한다. 주어는 가능한 사람으로 하는 게 좋다. 주어가 사람이 아니면 피동문이 되기 쉽다.
3. 피동문은 가급적 피한다.
4. 어미를 다양하게 써보자. 종결어미에는 평서형, 의문형, 감탄형, 명령형, 청유형이 있다. 이 가운데 가장 많이 쓰는 평서형 어미로는 '이다', '있다', '것이다'가 있다. 이 중 '것이다'는 가급적 쓰지 않는 게 좋다. '할 것이다', '될 것이다', '있는 것이다'는 '한다', '된다', '있다'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꼭 써야 할 때는 '것이다'만 쓰지 말고 '점이다', '사실이다'와 번갈아가며 써보자. '한다, 이다, 것이다'만 쓰지 않고, '요, 죠, 아닐까' 등으로 변화를 준다. 서술어가 변화무쌍해야 글이 지루하지 않다.
5. 가급적 동사형 문장을 쓴다. '슬픔을 거두세요'보다는 '슬퍼하지 마세요'가 더 와닿는다. '회사 일과가 끝남과 동시에'보다는 '회사 일이 끝나자마자'가 생생하다.
6. 연결이 자연스러워야 잘 쓴 글이다. 술술 읽히지 않으면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것이다. 글에는 내재돼 있는 운율이 있고 이것은 소리 내어 읽을 때 비로소 알 수 있다. 읽으면서 리듬이 타지지 않으면 바로 고친다.
7. 뜬금없는 시작, 예상 밖의 시작도 좋다. 누구나 예상할 수 있는 시작은 피할수록 바람직하다.
8. 우리가 헤밍웨이나 톨스토이와 같은 점이 있다면, 그들이나 우리나 초고가 엉망이라는 사실이다. 다른 점도 있다. 헤밍웨이나 톨스토이는 열심히 고쳤고, 우리는 그렇게 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잘 쓰는 사람은 잠깐 쓰고 오래 고친다. 못 쓰는 사람은 오래 쓰고 잠깐 고친다.
9. 오류를 바로잡기만 해도 잘 쓸 수 있다. 네 가지 오류를 잡는 것이 중요하다. 맞춤법 오류, 사실 오류(확실한 정보인지), 문장 오류(비문이 없는지), 논리 오류(비약이 없는지, 개연성이 있는지)
하수와 고수의 퇴고 차이 | |
하수 | 고수 |
단어와 문장부터 고치려 든다. | 전체 구조부터 본다. |
첫 줄부터 고친다. | 중간부터도 보고, 끝에서 앞으로도 본다. |
초고를 금과옥조처럼 여기고 그것에 얽매인다. | 초고를 단지 고치기 위해 쓴 글쯤으로 여긴다. |
글을 쓰고 나면 다 끝났다고 생각한다. | 글을 쓰고 나면 이제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
맞춤법에 매달린다. | 메시지가 잘 드러나는지, 설득력이 있는지, 흐름이 매끄러운지 확인한다. |
쓰자마자 다시 본다. | 일정 시간 묵혀둔 뒤 다시 본다. |
부사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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