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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퉁이 서재
철학 사상과 관계없이 일생이 궁금한 철학자가 딱 두 명 있다. 쇼펜하우어와 비트겐슈타인. 전형적인 괴짜 천재였기 때문이다. 둘에게는 공통점이 여럿 있다. 엄청나게 독창적인 생각을 했다는 점, 그러면서도 어딘가 부족해 보인다는 점, 타고난 아웃사이더였다는 점, 우울한 나날을 보냈다는 점, 동시에 스스로에겐 만족스러운 삶을 살았다는 점이다. 그 이유로 두 철학자의 평전을 읽고 싶었다. 공교롭게 쇼펜하우어 평전과 비트겐슈타인 평전은 국내에 딱 한 권씩 출간되어 있다. 비트겐슈타인 평전엔 선뜻 손이 안 간다. 900쪽이라는 분량 압박과 비트겐슈타인 철학의 난해함 때문에. 삶은 궁금한데 그의 철학엔 별로 흥미가 없다. 비트겐슈타인의 분석철학이 어렵기도 하거니와 다른 철학과 다르게 나에겐 재미가 없다. 어려워서 재..
참된 고전 원작을 그대로 애써 꾸준히 읽어라. 이 말에는 더 이상 덧붙일 말이 없다. - A.W. 슐레겔 쇼펜하우어는 내가 막연히 좋아하는 철학자다. '막연히'라고 표현한 이유는 이 책을 제외하곤 쇼펜하우어의 책을 읽어보지 않아서다. 쇼펜하우어 철학을 설명한 다른 책을 읽었을 뿐이다. 그의 주저 는 언제나 인터넷 서점 장바구니에 담겨 있다. 그 말은 를 계속 안 사고 있다는 이야기다. 여유를 가지고 진득하니 봐야 할 책이라 못 보고 있다. 언제 보려나... 적잖은 작가와 철학자, 예술가들이 쇼펜하우어에게 큰 영향을 받았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마르셀 프루스트, 에밀 졸라, 토마스 만, 헤르만 헤세, 프란츠 카프카, 안톤 체호프, 윌리엄 서머싯 몸, 조지 버나드 쇼, 칼 융, 프리드리히 니체, 비트겐..
제12장 칸트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여든 평생을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라는 작은 지방 도시에서 살았다. 그는 일생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의 기복이 없었다. 여행도 하지 않았고 정치적, 사회적 활동도 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산책하는 시간에 시계를 맞췄다고 할 정도로 그는 철저하고 엄격하고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로는 [순수 이성 비판](1787), [실천 이성 비판](1788), [판단력 비판](1790)이 있다. 1. 칸트의 문제 형성 칸트는 근대 철학의 혁명을 이룩했다. 플라톤으로부터 시작된 서양 철학은 대륙의 이성론과 영국의 경험론으로 나뉘었고, 그것은 칸트에 의해 합치가 되었고, 칸트로부터 다시 분화되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칸트에게는 과 의 문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