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퉁이 서재
[미치 프린스틴] 모두가 인기를 원한다 본문
4년 반 전 군대에서 '인정 욕구'라는 주제로 긴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기를 바라는 마음'과 맥락이 유사한 글이었다. 4년 반 전 그 글을 쓰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면에 대해 왜 이리도 신경을 쓰는가?', '인정 욕구의 득은 무엇이고 실은 무엇인가?', '우리가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집을 사는 이유는 본인이 정말 그것을 좋아해서 일까?' 그때 쓴 글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한 의문을 품은 글이라면, 이 책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인기란 무엇인가 살펴보고, 그 인기(사실 호감이라 표현해야 더 적합하다)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인기가 있다고 반드시 더 행복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기는 지위와 관련된 인기다. 인기는 '지위'와 관련된 인기, '호감'과 관련된 인기로 나뉜다. 우선 '지위'와 관련된 인기부터 살펴보자. 우리는 왜 이렇게 지위에 목마르게 되었을까? 저자는 이에 대해 3가지 가설을 든다.
첫번째 가설은 매슬로의 욕구 단계와 관련있다. 매슬로의 욕구 단계를 보면 가장 아래 단계의 욕구가 음식, 주거, 안전 등에 대한 생존 욕구이다. 그 다음은 사랑과 애착을 추구하는 욕구이다. 그 다음이 존중을 추구하는 욕구다. 이 세번째 욕구인 존중이 곧 지위라고 볼 수 있다. 남들에게 존중과 인정을 받고 싶은 욕구를 말한다. 지위에 대한 갈망이 높아진 이유를 사회가 풍족해지며 굶주림과 소외가 사라져 생존과 애착에 대한 욕구가 충족되었기 때문으로 볼 수 있다. 첫번째, 두번재 욕구가 충족되었으니 그다음인 인정 욕구를 충족하고자 하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인정/존중 욕구는 좋은 현상일 것이다.
두번째 가설은 공동체 의식의 붕괴이다. 지위에 대한 욕구가 강해지는 이유를 점점 개인주의적 성향이 강해지는 문화 때문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공동체 의식이 희미해지고 남들과 협업할 일이 사라지면서 남들보다 더 많이 가지려는 경향 때문일 수도 있다.
세번째 가설은 대중매체와 관련있다. 대중매체가 없던 때는 지위가 높은 사람을 보기가 힘든 시절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대중매체를 통해 수 없이 많은 지위 높은 또래를 볼 수 있게 되었다.
셋 다 그럴듯한 가설이다. 결국 우리는 지위를 추구한다. 포괄적으로 말하면 인기를 추구한다. 이 책에서는 인기를 얻으려는 욕망은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나는 좀 다르게 생각한다. 인정 욕구가 타고난 인간의 본성이라기보다는 사회/문화/환경적인 요인으로 인한 후천적인 성향인 것 같다. 우리가 살아오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의해 남들에게 잘 보여야겠다고 터득한 것 아닐까 싶다. 생존이나 사랑에 대한 욕구는 타고난 본성이라고 하더라도(갓난 아이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인정 욕구는 후천적 기질이지 않을까.
어찌됐든 저자는 지위가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 필수 요소는 아니라고 한다.
행복해지는 데 필요한 인기는 그런 유형의 인기가 아니다. 이제는 높은 지위를 그토록 소망할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할 때다.
행복과 성공을 좌우하는 결정적 요소는 '호감'과 관련된 인기이다.
현재의 행동에 아주 작은 변화만 주어도 미래를 바꿀 수 있다. 지나가는 사람에게 친근하게 말을 건다거나, 사소하지만 친절한 행동을 한다거나, 단순히 미소를 짓는 것만으로도 가능하다.
지위로써의 인기보다 호감으로써의 인기를 얻어야 더 행복해진다. 호감으로써의 인기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할까. 누구나 다 아는 얘기지만 호감으로써의 인기를 얻는 방법은 아래와 같다.
지위보다 호감을 우선한다는 것은 자기 욕구만 채우고 관심과 권력을 서로 차지하려고 하는 대신 남들에게 더 관심을 보여주고, '좋아요'를 누르기보다 실제 인간관계를 돌봄으로써 다른 사람들을 돕기로 한다는 의미다. 자신이 남보다 우월하다고 느끼기 위한 행동을 하기보다 다른 사람들이 소속감을 느끼고 환영받는다고 느끼도록 도와주기로 하는 것에 가깝다. 혼자만 눈에 띄려고 애쓰기보다 맞춰주고 어울리려고 노력할 때,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누르고 이기는 데 치중하기보다 조화를 추구하기 위해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할 때 가장 기분 좋은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다른 사람을 돌보고 조화를 추구하는 게 남을 위한 것도 있지만 결국 나를 행복하게 하는 길이라는 것이다. 너무나 뻔한 결말과 식상한 말이다. 하지만 행복은 나를 향한 타인의 호감이 지대한 영향은 미친다는 점에서 결코 부정할 수 없는 말이다. 행복과 호감과의 관계를 심리학적 실험을 통해 입증했기 때문이다.
다분히 도덕적인 결말이어서 약간은 실망했지만 '도덕'이 '도덕'인 것이 바로 이런 이유 때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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