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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유

[윌 듀런트] 위대한 사상들

데이터 파수꾼 Baek Kyun Shin 2021. 10. 3. 00:35

윌 듀런트는 20세기를 대표하는 문명사학자이자 철학자다. 대표작으로는 <철학 이야기>와 <문명 이야기>가 있다. 그는 50년 동안 연구한 끝에 인류 문명사 전체를 정리한 <문명 이야기>라는 11권짜리 대작을 집필했다. <문명 이야기>를 쓴 뒤 퓰리처 상을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윌 듀런트에게 여러 질문을 했다. 인류 역사상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상가는 누구인지, 가장 위대한 시인은 누구인지, 최고의 책은 무엇인지 등을 말이다. 반세기 넘는 세월을 인류 문명사 집필에 바친 사람이니, 사람들이 윌 듀런트의 의견을 알고 싶어 하는 게 당연하다. 이러한 대중의 요구가 강해지자 그는 펜을 들었다. '가장 위대한 사상가 10명', '가장 위대한 시인 10명', '교육을 위한 최고의 책 100권', '인류 진보의 최고봉 10가지', '세계사에서 가장 결정적인 연도 12가지'에 대해 에세이를 썼다. <위대한 사상들>이 바로 그 책이다.

여기서는 '가장 위대한 사상가 10명'에 대해 써보겠다. 다른 장보다 더 흥미가 있어서다. 가장 위대한 사상가 10명을 뽑기 전에 두 가지를 정의해야 한다. '위대함'을 어떻게 볼지와 '사상가'를 어느 범위까지 볼지를 말이다. 윌 듀런트는 후세에 미친 영향으로 위대함을 평가했다. 아무리 뛰어난 생각을 했더라도 후세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한 사상가는 명단에 넣지 않았다. 그리고 사상가는 철학자나 학자로 규정했다. 단테나 레오나르도 다빈치, 셰익스피어, 괴테 등은 예술가로 보아 사상가 명단에 넣지 않았다. 예수, 붓다, 루터 등은 종교 지도자로 보아 사상가로 보지 않았다. 또한, 알렉산드로스, 카이사르, 나폴레옹, 링컨처럼 행동으로 족적을 남긴 영웅들도 명단에서 제외했다. 그러니 사상가 명단에는 철학자와 학자만 남는다. 행동이나 열정이 아니라 생각으로 인류에게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들을 뽑은 것이다.

윌 듀런트가 뽑은 인류 문명사에서 가장 위대한 사상가 열 명은 이렇다.

공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토마스 아퀴나스
코페르니쿠스
프랜시스 베이컨
아이작 뉴턴
볼테르
임마누엘 칸트
찰스 다윈

공자는 동양 철학의 아버지, 플라톤은 서양 철학의 아버지다. 의심의 여지가 없다. 아리스토텔레스는 천문학과 의학을 제외한 모든 학문을 체계적으로 정리한 철학자다. 이후 1000년이 넘도록 지성사를 지배했다.

네 번째는 토마스 아퀴나스다. 나도 마찬가지지만 윌 듀런트도 명단에 토마스 아퀴나스가 있다는 게 아쉽다고 한다. 토마스 아퀴나스보다 더 뛰어난 사상을 전개한 철학자가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영향력 측면으로만 위대함을 평가하기로 했으니 어쩔 수 없이 그를 명단에 올렸다. 스스로 세운 기준을 지키지 않을 수 없으니 말이다. 토마스 아퀴나스는 중세 시대에 가장 큰 영향력을 끼친 사상가다. 

다음으로는 지동설을 주장한 코페르니쿠스다. 코페르니쿠스가 등장하며 신앙의 역사는 이성의 역사로 바뀌기 시작했다. 프랜시스 베이컨은 자연법칙에 대한 귀납적 탐구를 내세운 철학자다. 관찰 없는 형이상학적 생각은 경멸했다. 자연 과학의 탐구 방법을 지금과 같게 바꾼 공로가 있다.

학자를 뽑아야 하는데 아이작 뉴턴이 들어가지 않으면 안 된다. 더 이상 설명이 필요 없는 학자다. 윌 듀런트는 여덟 번째로 볼테르를 뽑았다. 계몽주의 시대를 연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볼테르가 뛰어나긴 하지만 10명 안에 든다는 게 의아하긴 했다.

아홉 번째는 임마누엘 칸트다. 플라톤이 서양 철학의 뿌리라면 칸트는 서양 철학의 새로운 뿌리인 셈이다. 대륙 합리주의와 영국 경험주의 사상은 칸트에 의해 통일됐다. 이후 철학은 모두 칸트로부터 파생됐다. 다시 말해 19세기 이후 철학은 칸트를 모르고는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마지막은 찰스 다윈이다. 다윈 이전에 사람들은 세상이 신의 인도에 따라 나아간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다윈은 어떤 신앙도 공격하지 않은 채 자신이 본 것을 묘사했다. 그 결과 질서정연하고 아름답던 자연은 순전히 살육과 투쟁의 장처럼 변했다. 자연은 '자연 선택', 즉 삶을 위한 투쟁의 장이 되었다. 코페르니쿠스는 지구를 우주 속 한 점으로 만들어 버렸다. 위대한 지구를 한낱 점으로 만든 것이다. 다윈은 신성한 인간을 덧없는 지배권을 놓고 싸우는 동물로 만들어 버렸다. 인류는 이제 신의 피조물이 아니라 원숭이의 한 종류가 됐다.


책을 다 읽고 나서, 내가 뽑은 가장 위대한 철학자 10명은 누구일까 생각해봤다. 나는 코페르니쿠스, 뉴턴, 다윈과 같은 학자(천문학자, 물리학자, 생물학자 등)는 제외하고 철학자만 추려봤다. 그리고 위대함의 기준을 후세에 미친 영향력 뿐 아니라 사상의 획기성, 창조성, 뛰어남까지 고려했다. 더불어 개인적 취향도 첨가했다. 내가 뽑은 위대한 철학자 10명은 이렇다.

탈레스
공자
노자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르네 데카르트
임마누엘 칸트
카를 마르크스
쇠렌 키르케고르
프리드리히 니체

탈레스를 넣은 이유는 인류 최초의 철학자이기 때문이다. 탈레스는 인류 최초로 만물의 근원이 무엇인지 사유했다. 우주의 시작이 빅뱅인 것처럼 철학, 학문, 나아가 문명의 시작이 탈레스의 철학적 탐구라고 볼 수 있다. 그래서 탈레스를 높이 평가한다. 비록 그에 관해 알려진 게 거의 없지만.

공자와 더불어 노자를 명단에 포함한 이유는 동양 철학의 큰 두 줄기가 공자와 노자이기 때문이다. 공자의 유가 사상이 노자의 도가 사상보다 후세에 더 큰 영향을 끼친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노자-장자로 이어지는 도가 사상은 오히려 현대에 들어 더 주목을 받지 않나 싶다. 그렇기도 하고 개인적으로 노자 사상을 좋아하고, 동양 철학자가 한 명밖에 없다는 게 아쉬워 명단에 노자를 올렸다.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는 말이 필요 없다. 여섯 번째로 르네 데카르트를 뽑았다. 데카르트가 이성주의, 합리주의의 시작이자 근대 철학의 아버지이기 때문이다. 다음은 역시나 설명을 덧붙일 필요 없는 임마누엘 칸트다.

여덟 번째로 카를 마르크스를 꼽았다. 사실 카를 마르크스 철학은 굉장히 얕게 안다. 그의 철학은 잘 모르지만 어쨋든 마르크스는 후세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학계를 넘어 정치적, 사회적으로 사람들을 일어서게 한 사상가다. 

마지막으로 쇠렌 키르케고르와 프리드리히 니체를 뽑았다. 인간의 '실존'을 주장한 점과 사상 혁명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높이 평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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