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퉁이 서재
[존 스튜어트 밀] 자유론 본문
존 스튜어트 밀은 19세기 영국의 대표적인 공리주의 철학자이다. 230페이지 가량되는 이 짧은 분량의 책은 밀의 핵심 사상을 잘 담고 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자유'에 관한 책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타인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개인의 자유는 보호되고 존중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짧은 분량의 책인 것 같지만 이 주장을 하기 위해 230페이지를 할애했다는 것을 생각하면 긴 분량인 것도 같다. 다음과 같이 이 책의 목적을 명확히 서술한다.
나는 이 책에서 사회가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성질과 그 한계를 살펴보고자 한다.
그리고 개인을 상대로 정당하게 행사할 수 있는 권력의 한계를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사회에서 누구든-개인이든 집단이든- 다른 사람의 행동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는 경우는 오직 한 가지, 자기 보호를 위해 필요할 때뿐이다. 다른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것을 막기 위한 목적이라면, 당사자의 의지에 반해 권력이 사용되는 것도 정당하다고 할 수 있다. 이 유일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문명사회에서 구성원의 자유를 침해하는 그 어떤 권력의 행사도 정당화할 수 없다.
또, 좋은 구절이 있었는데 토론의 필요성을 주장한 부분이다.
인류의 생각과 행동이 지금처럼 놀라울 만큼 이성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올 수 있었던 것은 무슨 까닭일까? 인류가 이런 상태에 이를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의 삶이 절망에 가까운 파국 상태에 빠지지 않으려면 그래야 했겠지만- 인간 정신의 한 특징 때문이다. 다시 말해 지적 또는 도덕적인 존재로서 인간이 보여주는 모든 자랑스러운 것들의 근원, 즉 자신의 잘못을 시정할 수 있는 능력 덕분에 이렇게 된 것이다. 인간은 토론과 경험에 힘입어 자신의 과오를 고칠 수 있다. 경험만으로는 부족하다. 과거의 경험을 올바르게 해석하자면 토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나를 포함하여) 한 번 관철시킨 자신의 생각을 잘 바꾸려고 하지 않는다. 토론을 하더라도 자신의 생각을 타인에게 주입시키려고만 한다. 혹여 타인이 어떤 부분에 대해 지적을 하더라도 그 지적을 순순히 받아들이지 않고 방어하려고만 한다. 정치/사회적 이슈가 있을 때 하는 토론 프로그램만 보더라도 이런 행태 자주 보인다. 하지만 토론의 원래 의미는 자신의 과오를 고치는데 있는 것이라는 밀의 주장에 공감한다.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기 싫겠지만 토론을 통해 받아드릴 것들은 받아드려야 할 것이다.
이 책을 총 두 번 읽었는데, 한 번 읽을 때 뜨문뜨문 대충 읽어서 또 한 번 읽었었다. 내가 정치철학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까닭에 재미있게 읽지는 못했다. 솔직히 자유론을 다 읽었다는 기쁨보다는 다음엔 어떤 책을 읽을까라는 기쁨이 더 컸다. 괴테와 샐린저가 문득 생각이 난다.
2018. 6.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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