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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과 사유

[샤우나 샤피로] 마음챙김

데이터 파수꾼 Baek Kyun Shin 2021. 6. 5. 23:42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우리는 육체를 건강하게 만들려고 운동을 하고 머리를 좋게 하려고 학습을 하는데, 왜 마음은 돌보지 않는 거지?

나는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1시간씩 운동을 한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거의 매일 2시간 이상 공부를 한다. 그래도 시간이 남으면 책을 읽는다(짬나는 날이 별로 없어 매번 지하철에서만 읽긴 하지만). 우선순위는 운동→공부→독서순이다. 어디에도 '여유 시간'은 없다. 어쩌다 여유가 생겨도 운동, 공부, 독서 중 무언가를 욱여넣는다. 멍청하다. 운동, 학습, 독서엔 그렇게 열정적인데, 무언가에 쫓기듯 급한 내 마음엔 별 신경을 안 쓰니 말이다. 매일 1~2시간은 바라지도 않는다. 10분이라도 여유롭게 마음을 챙기면 좋지 않을까.

사실 이런 생각은 1~2년 전부터 했다. 그리하여 예전에 근 100일 가까이 자기 전 10분 간 명상을 한 적이 있다. 알아차림 명상, 위빠사나 명상을 했다. 내 마음을 제3자가 보듯 그저 바라보는 명상이다. 분별을 일으키지 않고 마음에서 일어나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관찰하는 것이다. 작심삼일이 아니라 작심백일은 했다. 어느 정도 맛은 본 셈인가? 마음이 안정되는 효과가 있었다. 명상을 꾸준히 지속하진 못하고 있다. 아니, 안 하고 있는 게지. 왜냐면? 명상하기에 최적인 시간은 자기 전인데, 자기 전엔 이동진의 <빨간책방> 팟캐스트를 듣느라. 나에게 유일한 오락거리다.

말이 샜는데, 책 얘기를 해보자. 저자 샤우나 샤피로는 상담심리학 교수다. 명상, 심리 치료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전문가다. 여러 임상 실험 및 연구 결과를 활용해 명상의 효과를 알리고 있다. 

샤우나 샤피로

내가 비록 과학을 신뢰하지만 명상 분야만큼은 과학자보다 실제 수행을 하는 분들을 더 신뢰한다. 달라이 라마나 법륜 스님과 같이 말이다. 그럼에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이 책을 읽었다. 생각 이상으로 뻔한 내용이 많았다. 당분간은 심리학자나 정신의학자가 쓴 책을 읽지 않을 것 같다.

어찌 됐든 기억에 남는 내용은 다음 공식이다.

괴로움 = 고통 × 저항

고통은 피할 수 없지만 괴로움은 선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을 나타낸다. 고통이 100이더라도 저항이 0이면 괴로움도 0이다. 불가피한 고통과 선택적 괴로움을 분리해야 한다. 얼마나 괴로운지는 주어지는 고통에 얼마나 저항하느냐에 달렸다. 고통에서 벗어나려고 자꾸 생각하면 할수록, 저항하면 할수록 더 괴로워진다. 고통이 1이어도 저항이 100이면 괴로움은 100이 되니까 말이다. 오히려 고통을 받아들이는 게 괴로움을 줄이는 일이다. 

사람으로 태어난 이상 완벽해질 수 없다. 고통에서 벗어날 수도 없다. 그저 내가 어딘가 부족하다는 사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아무 고통이 없는 상태는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고통이 있는 게 지극히 당연하다. 고통은 기본값이다. 단지 얼마나 고통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냐에 따라서 괴로움이 결정된다. 달라이 라마도, 법륜 스님도 그렇게 말했다. 아주 쉬운 진리인데, 실천하기는 너무 어렵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속도를 줄여보자. 부디.

일상에 마음챙김을 투영할 중요한 방법은 속도를 줄이는 것이다. 그렇다고 꼭 천천히 가라는 말은 아니다. 그저 덜 조급하고 덜 짓누르고 덜 걱정하는 마음으로 살아가라는 뜻이다. 그래야 우리가 소중히 여기는 가치에 맞춰 살아갈 선택 기회가 더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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