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책과 사유 (100)
귀퉁이 서재
누군가에게 단 하나의 책만 추천해야 한다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난 다른 사람에게 책을 쉽사리 추천하지 않는다. 첫 번째 이유는 내 성향이나 가치관과 다를지 모른다는 우려 때문이고, 두 번째 이유는 좋은 책이 너무 많아 콕 집어 무얼 추천해야 할지 망설여지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 우려와 망설임 따위를 신경 쓸 새 없이 이 책을 추천하고 싶다. 고전만 훌륭한 책으로 취급하고, 현대 작가가 쓴 책은 잘 안 읽으려던 내 허영심도 더불어 사라졌다. 저자 폴 칼라니티는 신경외과의사다. 레지던트가 끝날 무렵 여러 대학에서 좋은 조건을 제시하며 스카우트 제의를 한다. 성공과 행복의 탄탄대로가 눈 앞에 펼쳐졌다고 생각했다. 행복의 순간은 짧았다. 그는 곧 폐암 말기 판정을 받는다. 병세는 점..
이 책을 읽고 바뀐 점 두 가지. 카뮈와 사르트르 철학을 조금 더 깊이 알게 됐다. 그리고 예전만큼 그들을 열렬히 좋아하진 않게 되었다. 나는 알베르 카뮈와 장 폴 사르트르를 좋아한다. 아니, 좋아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하면 예전엔 상당히 좋아했지만 지금은 그 정도까진 아니다. 둘 다 실존주의 철학에서 대표적인 인물이다. . 카뮈와 사르트르를 좋아하는 내가 안 살 수 없는 책 제목이다. 구성도 좋다. 세 철학자 루카치, 사르트르, 카뮈가 가상 토의를 하는 방식이다. 카뮈와 사르트르 철학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다르고, 그들이 주장한 바는 무엇이며, 둘이 결국 왜 결별했는지 알고 싶어 이 책을 읽었다. 나는 원저가 아닌 이상 책을 비판적으로 읽는다. 카뮈나 사르트르가 직접 쓴 책은 있는 그대로 그들 철학을..
"물론 전혀 중요하지 않죠. 그냥 재미로 한 거예요" 파인만은 재미로 시간 낭비하는 걸 좋아했다. 재미로 한 일에서 시작해 마침내 노벨물리학상을 탔다. 는 파인만이 겪은 재미난 일화를 소개하는 책이다. 여러 에피소드를 모은 가벼운(?) 자서전 같다. 무슨 책을 볼지 둘러보던 중이었다. 이번엔 머리 식힐 겸 가벼운 책을 읽고 싶었다. 이 책이 쉽고 재밌다는 평이 많았다. 파인만 자서전이므로 머리 식힐 겸 읽는 책치곤 괜찮은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읽기로 했다. 읽어 보니 기대 이상이다. 일단 책이 재밌다. 미국 대학생활을 그린 드라마 같다. 가벼운 수필처럼 술술 읽힌다. 게다가 재미있다. 책 주인공이 파인만이 아니었어도 재미있을 정도다. 참 유쾌한 사람이다. 낙천적이면서 짓궂기도 하다. 누군가를 놀려먹..
여러 글쓰기 책을 읽다 보니 나쁜(?) 버릇이 하나 생겼다. 책, 광고 포스터, 안내책자에서 눈에 거슬리는 글을 찾아내는 버릇이다. 메일과 카톡 글은 한 번 읽고 말기 때문에 쓸 때나 읽을 때나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반면에 책, 광고 포스터, 안내책자에 있는 글은 다르다. 여러 번 읽히는 글이다. 그래서 거슬리는 문장을 찾아 스스로 고쳐보곤 한다. 한의원 광고 포스터에 있는 문구였다. 비만으로부터 벗어나세요! 마음속으로 '으로부터'를 '에서'로 바꿨다. 비만에서 벗어나세요! 더 보기 좋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정작 내가 글을 쓰면 허점이 많다는 것이다. 다른 사람 글에서는 거슬리는 문구를 쉽게 발견하는데, 나는 다른 사람 눈에 거슬리는 글을 쓴다. 남의 잘못은 잘 찾아내면서 내 잘못은 모르는 것처럼..
"나는 정신병자였습니다." 톨스토이는 이렇게 고백했다. 그에게 무슨 일이? 톨스토이는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부활 등 많은 대작을 남겼다. 러시아 최고 문호로 당대 사람들에게 찬사를 받았다. 부와 명예도 모두 가졌다. 어느 날 그는 삶이 허무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더 이상 살아갈 희망이 없었다. 급기야 자살을 기도했다. 자살을 기도하던 톨스토이는 신앙을 탐구하게 됐는데, 그 과정을 서술한 책이 [고백록]이다. 이 책은 삶의 의미를 향한 한 인간의 솔직한 고백록이다. 톨스토이는 솔직했다. 욕망을 좇는 삶이 무의미하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여전히 그 삶을 버리지 못했다고 시인했다. 대작 [안나 카레니나]가 오명을 입을 수도 있지만 그 책은 욕망의 산물이라고 시인했다. 오랫동안 신앙과 진리를 탐구했지만 ..
"글쓰기가 어렵게 느껴진다면, 이는 실제로 어렵기 때문이다." - 윌리엄 진서(William Zinsser) 글쓰기는 쉽다고 생각했다. 적어도 글쓰기 책을 읽기 전까지는 말이다. '내 생각을 그저 활자로 옮기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웬걸, 무지의 장막이 걷히자 만만히 볼 게 아니었다. 이 책에서 글 잘 쓰는 방법 몇 가지를 배웠다. 새로 알게 된 점을 다섯 문장으로 요약하면 이렇다. 독자를 구체적으로 정하되 스스로를 위해 쓴다. 단어와 어미를 다양하게 쓴다. 능동형, 동사형으로 쓴다. 클리셰는 가급적 쓰지 않는다. 글쓰기의 시작은 퇴고다. 마지막 문장이 가장 중요하다. 글쓰기의 시작은 퇴고다. 강원국 작가는 몇 번이고 퇴고를 강조한다. 퇴고하지 않은 글은 형편없다. 한 번 퇴고한 글보다 두 ..
이 책은 14대 달라이 라마와 정신과 의사인 하워드 커틀러의 담화록이다. 하워드 커틀러가 질문하고 달라이 라마가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다. 담화 주제는 '행복'이다. 삶의 목표가 행복이라면 인생 지침서로 삼아도 좋을 책이다. 우리는 무엇 때문에 고통받는가 우리 모두는 행복하길 원한다. '행복'이란 무엇일까? 행복은 쾌락이나 기쁨과는 다르다고 생각한다. 술과 담배, 마약으로 얻는 건 순간적인 쾌락이다. 승진, 복권 당첨, 사업 성공으로 얻는 건 일시적인 기쁨이다. 쾌락과 기쁨은 근본적인 행복이 아니다. 쾌락과 기쁨은 잠시 머물다 사라진다. 궁극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쾌락과 기쁨은 욕심을 낳는다. 더 큰 쾌락과 더 큰 기쁨을 원하게 된다. 행복은 이와 다르다고 생각한다. ..
당분간 꾸준히 글을 써야 할 일이 생겨 [유시민의 글쓰기 특강]을 읽었다. 잘 읽히는 문장, 깔끔한 문장을 쓰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다. 이 책을 읽고 '지금까지 내가 못난 글을 써왔구나'라고 느꼈다. 예전에 [클린 코드]를 읽고 '지금까지 못난 코드를 짰구나'라고 느낀 것처럼 말이다. 다 읽고 난 후, 예전에 쓴 블로그 글을 쭉 살펴봤다. 못난 글 천지였다. 다 뜯어고치기에는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릴 것 같아 그만두었다. 특히 오래전에 쓴 글이 심각했다. 예전에는 문장을 어렵게 써야 멋있는 줄 알았다. 단문보다는 복문이 더 있어 보였다. 당시 철학책을 많이 읽었는데, 철학책에는 어려운 문장과 복문이 많았다. 비문도 심심치 않게 발견했다. 그렇게 어려운 문장을 써야 글을 잘 쓰는 것인 줄 알았다. [유시민..
이 책을 읽으며 나는 다음과 같은 물음에 대해 생각해봤다. 삶의 의미를 추구하는 것이 과연 행복을 위한 길일까? 개요 빅터 프랭클은 나치의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 살아남은 정신의학자다. 그가 쓴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처음 읽었을 때는 군 시절 때였다. 당시 나는 나치, 히틀러, 홀로코스트, 유대인 학살, 아우슈비츠에 대해 단편적으로만 알고 있었다. 그런 나에게 [죽음의 수용소에서]라는 책은 적지 않은 충격을 주었다. 이번에 두 번째로 이 책을 읽었고 아우슈비츠 수감자들이 어떻게 생활했고, 어떤 생각을 했고, 어떻게 죽어갔는지 다시금 생생하게 알게 되었다. 빅터 프랭클은 아우슈비츠 수용소 경험을 바탕으로 '로고테라피'라는 심리치료 방법을 개발했다. 이 책은 크게 두 파트로 나뉘는데 앞부분은 아우슈비츠 수용..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스토아학파의 대표적인 철학자이자 로마의 제16대 황제였다. 그는 어려서부터 그리스 철학을 좋아했으며 사색하기를 좋아했다고 한다. 그는 황제로서 로마를 통치하던 중 수많은 전쟁을 치러야 했다. 전쟁 상황 속에서 그가 쓴 일지를 모아둔 것이 바로 [명상록]이다. 이 책의 원제는 명상록이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이다. 책에 '네가', '너는'이라는 말이 자주 등장한다. 이는 자기 계발서처럼 타인을 지칭하는 것이 아니다. 바로 자기 자신을 지칭하는 것이다. 그는 현인이 되기 위해 스스로를 다그치며 끊임없이 사색했다. 로마의 황제로서 모든 권력과 명예를 가졌음에도 철인이 되기 위해 노력 정진을 멈추지 않았다. [명상록]에는 세 가지 단어가 자주 등장하는데, 바로 '공동체의 선', '이성',..
나는 1인칭 소설을 좋아한다. [호밀밭의 파수꾼], [위대한 개츠비], [상실의 시대], [이방인]과 같이 말이다. [좀머 씨 이야기]의 도입부를 읽었을 때, '이런 분위기의 소설을 읽는 게 얼마만인가?'하며 기뻐했다. 좀머 씨 이야기의 줄거리는 이렇다. 주인공인 소년이 사는 마을에는 좀머 씨라는 신비로운 아저씨가 살고 있었다. 좀머 씨는 지팡이를 짚으며 언제나 길을 걸어 다닌다. 하루에 10시간 이상, 말 그대로 깨어있는 시간에는 항상 이리저리 걸어 다닌다. 주인공인 소년을 포함해서 마을 사람들은 좀머 씨의 정체가 무엇인지, 왜 그렇게 걸어 다니는지 알지도 못했고 관심도 없었다. 주인공은 좀머 씨를 총 3번 봤다. 처음으로 좀머 씨를 본 때는 비가 억수같이 내리던 날이었다. 아버지와 함께 차를 타고 집..
구운몽은 17세기 김만중이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쓴 소설이다. 김만중의 아버지는 병자호란 때 자결했다. 당시 임신 중이었던 부인 윤씨는 같이 자결하지 못하고 피난을 갔는데 피난 가던 중 배에서 아이를 낳았다. 그 아이가 바로 김만중이었다. 어머니 윤씨는 난 중에 아이를 낳았고 아버지 없이 두 아들을 홀로 키웠다. 윤씨는 두 아들을 입신양명시키기 위해 교육에 힘을 썼다고 한다. 그녀의 교육 덕분에 김만중은 당대 최고의 지성인만 역임할 수 있다는 홍문관 대제학을 지냈고, 병조판서도 역임했다. 하지만 당시는 서인과 남인 간의 당파 싸움이 한창이었다. 결국 김만중은 장희빈의 세력에 반발해 유배를 가게 되었다. 당시 김만중의 나이 51세였다. 당파 싸움으로 인해 큰 아들은 저승길로 보내고, 작은 아들은 유배길을..
3년 전 읽었던 코스모스를 다시 한번 읽어봤다. 한 번만 읽기에는 가치 있는 내용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고, 3년 전에 한번 읽어서 내용이 머릿속에서 많이 잊혔기 때문이다. 주요 챕터별로 가장 인상 깊었던 내용을 발췌하고 그에 대한 생각을 정리했다. 제1장 코스모스의 바닷가에서 코스모스의 어느 한구석을 무작위로 찍는다고 했을 때 그곳이 운 좋게 행성 바로 위나 근처일 확률은 1/10 ³³이다. 우리가 살면서 일어날 확률이 그렇게 낮은 일이 일어나는 것을 본다면 우리는 그 일에 매혹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 사람이 살고 있는 이 세상은 참으로 고귀한 것이라고 단언할 수 있다. 우주에는 은하가 대략 1000억 개 있고 각각의 은하에는 저마다 평균 1000억 개의 별이 있다. 모든 은하를 다 합치면..
한승태 작가의 [인간의 조건], [고기로 태어나서]라는 두 권의 책을 읽었다. 오디오북으로 들었으니 두 권의 책을 들었다(?)라고 표현해야 맞을지도 모른다. [인간의 조건]은 20대 후반의 저자가 진도 꽃게잡이 배, 서울 편의점과 주유소, 아산 돼지 농장, 춘천 비닐하우스, 당진 자동차 부품 공장에서 체험한 노동 현장에 대해 세밀하게 묘사한 책이다. [고기로 태어나서]는 충남 금산과 전북 정읍의 닭 농장, 경기도 이천과 충남 강경, 그리고 강원도 횡성의 돼지 농장, 경기도 포천과 충남 금산의 개고기 농장에서 노동했던 상황을 생생하게 담아낸 책이다. 정말 엉뚱한 생각이지만 나도 대학을 졸업할 즈음 이런 일을 해본 뒤 나만의 기록으로 남기면 어떨까 상상했었다. 한승태 작가처럼 농장이나 공장의 일이 아닌 건설..
실존주의에 대해 제대로 정리하고 싶은 마음에, 3년 전 읽었던 게리 콕스의 [실존주의자로 사는 법]을 다시 한번 읽어봤다. 이 책은 실존주의에 대해 알기 쉽게 정리한 책이다. 너무 어렵지도 너무 얕지도 않은 딱 적당한 수준의 실존주의 입문서라고 생각한다. 표지에는 알베르 까뮈, 시몬 드 보부아르, 장 폴 사르트르, 프리드리히 니체의 얼굴이 실려 있다. 모두 실존주의의 대가들이다. 이 중 실존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큰 역할을 한 장 폴 사르트르의 주장에 대해 집중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최대한 쉽게, 그러나 어느 정도 깊이도 있게 실존주의에 대해 정리해보고자 한다. 실존주의란 무엇인가? 우선 실존주의의 개념에 대해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실존주의란 무엇일까? 실존주의는 '사랑이란...' 시리즈와 비슷하다...
제16장 프래그머티즘과 과정의 철학 19세기에서 20세기로 넘어가면서 변화의 개념에 초점을 둔 두 개의 철학이 생겨났다. 프래그머티즘과 과정의 철학이 그것이다. 두 철학은 고정불변의 진리가 있다는 사실을 부인했다. 그 대신 그것들은 변화하는 경험과 형이상학적 과정의 입장에서 사물을 이해해야 했다. 프래그머티즘은 미국의 철학 기조를 마련하는 데 가장 주도적인 공헌을 했다. 프래그머티즘을 처음 주장한 철학자는 찰스 퍼스이며, 윌리엄 제임스에 의해 대중적으로 퍼져 나가게 되었다. 또한 존 듀이는 이 철학으로 미국의 제도상 여러 문제를 개선하는 데 기여했다. 이 세 철학자의 핵심적인 주장은 일생생활을 어떤 식으로든 변화시키지 않는 철학은 별다른 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프래그머티즘은 형이상학적 체계라기보다 문제 ..
제12장 칸트 임마누엘 칸트(1724~1804)는 여든 평생을 독일의 쾨니히스베르크라는 작은 지방 도시에서 살았다. 그는 일생에서 주목할만한 사건의 기복이 없었다. 여행도 하지 않았고 정치적, 사회적 활동도 하지 않았다. 동네 사람들은 그가 산책하는 시간에 시계를 맞췄다고 할 정도로 그는 철저하고 엄격하고 계획적인 사람이었다. 그의 기념비적인 저서로는 [순수 이성 비판](1787), [실천 이성 비판](1788), [판단력 비판](1790)이 있다. 1. 칸트의 문제 형성 칸트는 근대 철학의 혁명을 이룩했다. 플라톤으로부터 시작된 서양 철학은 대륙의 이성론과 영국의 경험론으로 나뉘었고, 그것은 칸트에 의해 합치가 되었고, 칸트로부터 다시 분화되어 나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칸트에게는 과 의 문제..
제9장 르네상스 시대의 철학 1. 중세의 마감 중세가 끝나가면서 중세 종교와 철학의 융합은 뒤틀리기 시작했다. 르네상스가 도래하자 이 둘은 파탄에 이르게 되었다. 르네상스는 문자 그대로 재생(rebirth)이라는 뜻이며, 15~16세기 동안 일어난 고대 그리스 학문의 부활을 일컫는다. 중세 시대 학자들은 플로티노스나 아우구스티누스의 저작물에서 플라톤과 아리스토텔레스를 간접적으로 접했다. 그러나 르네상스 기간 동안 그리스 필사본이 아테네에서 로마로 유입되어 원전을 직접 접할 수 있게 되었다. 15세기 구텐베르크의 인쇄술 발명으로 인해 책은 만들기 더욱 쉬워졌다. 그로 인해 문화의 확산은 더욱 빨라졌다. 철학자들은 고대 철학에 주석을 달기보다는, 독창적인 저술에 정진하게 되었다. 또한 로마 가톨릭 교회에 저..
제5장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고대 철학 아리스토텔레스 이후의 고대 철학은 네 가지 부류로 나뉜다. 그것은 바로 에피쿠로스학파, 스토아학파, 회의주의자, 신플라톤주의자이다. 에피쿠로스학파는 데모크리토스의 원자론을 받아들였고, 스토아학파는 헤라클레이토스의 만물의 근원은 불이라는 개념을 받아들였고, 회의주의자는 소크라테스적인 회의의 방법을 자신들의 탐구 방법으로 이용했고, 신플라톤주의자는 플라톤에게 크게 영향을 받았다. 그들은 모두 실천적인 철학을 강조했다. 알렉산드로스에 의해 로마 대제국이 생기고 그리스의 소도시도 로마 제국에 흡수됨에 따라 더 이상 사람들은 이상 사회에 관한 문제들을 사색하는데 관심을 잃었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변화하는 조건 속에서 삶의 방향을 제시해줄 실천 철학이었다. 따라서 더 이상..
'철학이란 무엇인가?', '철학은 무슨 효용이 있는가?'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한다. 나 역시 그랬다. 특히 나는 철학사 공부의 의미가 궁금했다. 플라톤의 철학과 니체의 철학은 완전히 상반된다. 그런 상황에서 플라톤 철학을 공부하는 것과 니체 철학을 공부하는 게 도무지 무슨 의미인지 궁금했다. 서로 상반되는 철학 중 어떤 것이 진리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이러한 상황에서 플라톤 철학을 공부하는 것과 니체 철학을 공부하는 것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정말 궁금했다. 니체 철학이 진리라면 플라톤 철학은 왜 공부하는 것일까? 지난 2,500년간 수많은 철학자가 있었고 각 철학자마다 고유의 철학이 있었다. 철학사를 공부한다는 것이 도대체 무슨 의미가 있는 것인가? 오랜 고민 끝에 답을 구하지 못해 모교의 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