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감상평 댓글 너무 좋습니다. 다른 분들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어서 마⋯
- 책을 읽긴 했지만 잘 머리 속에 정리 되지 않았던 흐름이 잘 정리되었습니다. 감사⋯
- 아이구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
- 저도 최근에 이방인 제목만 알고 있다가, 한번 읽어보려고 구매했는데, 너무나 잘 ⋯
- 고맙습니다 :)
-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좋은 하루 되세요 :)
- 별 거 아닌 내용인데 이렇게 댓글 남겨주셔서 고맙습니다 :)
- 좋은 글에 대한 감사함을 댓글로 표현합니다. 자세한 설명글 감사합니다.
- OpenCV 버전 4부터는 findContours()가 값을 두 개만 리턴합니다.⋯
- 맨 앞에 im2는 빼야하는 듯 합니다.
- 혹시 im2, contour, hierarchy = cv2.findContour⋯
- 예, 이해하신 흐름이 맞습니다. 다만 '전체적인 분류 성능'을 어떻게 정의하냐에⋯
- 글 감사합니다. 궁금한 부분이, 프로세스가 다음 stump으로 넘어갈때, 샘플링⋯
- 👍
- 표로 정리해주셔서 이해가 한번에 잘 됐어요
목록책과 사유 (93)
귀퉁이 서재

개인적으로 불교를 하나의 철학으로서 좋아한다. 종교로서는 그다지 믿지 않는 편이다. 절에 가서 108배를 한다고 나의 바람이 이루어질 거라 생각하지 않는다. 사실 과거 성인들은 모두 존경한다. 예수, 석가, 소크라테스, 공자, 노자 모두를 존경하고 그들의 철학 또한 존경한다. 이들 중 예수와 석가의 사상은 종교로까지 발전해 많은 사람들에게 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예수든 석가든 신으로서 우리를 보호해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즉, 종교로서는 믿지 않는다는 뜻이다. 다만 예수와 석가 모두 존경받아 마땅한 사람이고, 그들의 사상은 두말할 나위 없이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호불호가 있듯이 나는 그런 성인 중 석가와 노자를 좋아한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석가와 노자의 철학을 좋아한다. 내가 평안..

제3부: 지배하는 문명, 지배받는 문명 제11장: 가축의 치명적 대가, 세균이 준 사악한 선물 총과 쇠만으로 유럽인이 비유럽인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아니다. 병원균이라는 사악한 선물이 없었더라면 정복은 이루어지지 못했을 것이다. 11장에선 유럽인이 다양한 병원균을 가질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한다. 유럽인이 다양한 병원균을 가질 수 있었던 원인 병원균은 궁극적으로 조밀한 인구와 가축화 때문에 많아졌다. 우선, 조밀한 인구와 병원균의 관계를 살펴보자. 앞서 살펴봤듯이 농경민은 수렵 채집민에 비해 인구 밀도가 높다. 인구 밀도가 높으면 그렇지 않은 것에 비해 전염병이 쉽게 퍼질 수 있다. 그리고 수렵 채집민은 자신의 분뇨를 방치한 채 다른 곳으로 떠날 수 있는 반면, 농경민은 정착 생활을 하기 때문에..

어떻게 하다 보니 공교롭게 2019년을 마무리하는 책으로 인류 대서사시인 총, 균, 쇠를 읽게 되었다. 2017년 마무리는 코스모스, 2018년 마무리는 사피엔스였고, 올해는 총, 균, 쇠로 마무리한다. 매년 말 인류 대서사시를 읽으며 마무리한다는 게 한편으론 뿌듯하다. 내년 말엔 어떤 책을 읽을지 벌써 궁금하다. 총, 균, 쇠의 주제는 간단하지만 내용이 워낙 방대하고 디테일하다 보니 1~2부와 3~4부로 나누어 정리하려고 한다. 그리고 다른 책과는 다르게 나의 생각을 최대한 배제하고 재레드 다이아몬드가 주장하는 바를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것으로 서평을 갈음하고자 한다. 사실 서평이 아닌 책 요약이라고 보면 되겠다. 이렇게 요약하지 않고서는 책을 다 읽고 난 뒤 내용을 까먹을 것 같았다. 제1장을 읽고 요..

지금 눈에 보이는 건물과 거리, 고원 가운데 80퍼센트가 지금보다 기능과 구조가 뛰어났다면 당신과 당신의 부모, 형제, 자녀의 삶은 어땠을까? 모든 동네가 활기 넘치고 주민들끼리 어울리기 쉬운 환경이었다면 어땠을까? 저렴하고 편리한 대중교통을 쉽게 이용할 수 있다면 어땠을까? 모든 주택과 아파트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디자인이 뛰어나고 잘 관리된 공원이 있거나 집에서 공원이 보인다면? 모든 집과 직장, 교실에 자연광이 들어오는 커다란 창문이 있다면? 이 모든 게 가능했다면 당신과 당신이 사랑하는 사람들의 삶은 지금과 달랐을 것이다. 우리가 살아가는 데 있어서 '공간'이란 어떤 의미일까? '공간'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줄까?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공간'은 어떤 형태일까? 어떤 '공간'을 만들..

많은 사람들이 데이터를 신뢰하고 있다. '감'이 아니라 '숫자'로 현상을 표현하는 것이 객관성의 발로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경영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더 이상 고위직의 '직감'으로 기업을 경영하는 시대는 끝이 났다. 데이터가 모든 걸 말해주고, 의사결정까지 도와준다. 이렇듯 우리는 데이터를 믿는다. 하지만, 이 책은 데이터의 객관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한다. 과연 데이터가 정말로 객관적일까? 데이터에 주관성이 묻어나진 않을까? 모든 걸 데이터에 맡길 만큼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을까? 조작하지 않는 한, 데이터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가 보고 싶어 하는 데이터를 통해 현상을 보려 하기에 그 선택과정에서 커다란 왜곡이 발생한다. 인간은 수억 년의 진화 과정에서 ..

4년 반 전 군대에서 '인정 욕구'라는 주제로 긴 글을 쓴 적이 있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인기를 바라는 마음'과 맥락이 유사한 글이었다. 4년 반 전 그 글을 쓰며 생각했다. '사람들은 남들에게 보여지는 면에 대해 왜 이리도 신경을 쓰는가?', '인정 욕구의 득은 무엇이고 실은 무엇인가?', '우리가 좋은 옷, 좋은 차, 좋은 집을 사는 이유는 본인이 정말 그것을 좋아해서 일까?' 그때 쓴 글이 인정받고 싶은 욕구에 대한 의문을 품은 글이라면, 이 책은 나에게 행복을 가져다 주는 인기란 무엇인가 살펴보고, 그 인기(사실 호감이라 표현해야 더 적합하다)를 얻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하는지 말해주고 있다. 저자는 인기가 있다고 반드시 더 행복하지는 않는다고 말한다. 여기서 말하는 인기는 지위와 관련된 인기다..

짧은 분량이라 2번 읽었다. [데미안]과 마찬가지로 [싯다르타] 역시 성장소설이다. 소설의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주인공 싯다르타는 바라문의 아들로 태어난다. 그는 바라문, 즉 귀족의 길을 버리고 자아의 근원을 찾기 위해 가족을 떠나 사문의 길을 택한다. 싯다르타의 절친인 고빈다도 싯다르타를 따라 사문의 길을 동행한다. 사문의 길을 걷던 중 싯다르타는 큰 고뇌에 빠진다. 오랫동안 명상, 금식, 침잠, 자기 수행을 하더라도 열반에 이르지 못할 것이라 생각을 한다. 사문 스승을 보더라도 여러 가지 위안을 얻기 위한 교묘한 재주를 부릴 뿐 평생 진정한 열반에 이르지 못할 것이고 생각한다. 싯다르타는 더 이상 스승으로부터 배울 것이 없다고 느낀다. 침팬지에게 배우더라고 이 정도로는 만족해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심리학자인 조던 피터슨은 사뭇 철학적이다. 심리학자라기보다 철학자에 가깝다. 피터슨은 이 책에 다양한 심리학 이론을 열거하지 않았다. 온전히 그의 생각을 표현했다는 것이 인상깊었다. 피터슨이 말하는 12가지 인생 법칙을 아래와 같다. 1. 어깨를 펴고 똑바로 서라 2. 당신 자신을 도와줘야 할 사람처럼 대하라 3. 당신에게 최고의 모습을 기대하는 사람만 만나라 4. 당신을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고, 오직 어제의 당신하고만 비교하라 5. 아이를 제대로 키우고 싶다면 처벌을 망설이거나 피하지 말라 6. 세상을 탓하기 전에 방부터 정리하라 7. 쉬운 길이 아니라 의미 있는 길을 선택하라 8. 언제나 진실만을 말하라, 적어도 거짓말을 하지 말라 9. 다른 사람이 말할 때는 당신이 꼭 알아야 할 것을 들려줄 사..

개발자 필독서 중 하나인 클린 코드는 어떻게 하면 코드를 깨끗하고 품질 좋게 짤 수 있는지에 대한 방법론을 설명한 책이다. 밥 아저씨라 불리는 로버트 C. 마틴이 쓴 책이다. 이제는 나이가 지긋이 들어 백발의 노인이 다 된 전설적인 분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 내가 얼마나 코드를 엉망으로 짰는지 일깨워줬다. 그동안 네이밍, 추상화, 코딩 컨벤션 정도만 주의한 수준에서 돌아가는 코드를 짰었다. 그마저 급할 땐 무시하기도 했었다. 혼자 개발을 하든 여럿이서 개발을 하든 깨끗한 코드를 짜는 건 정말 중요한 일인 것 같다. 혼자 개발을 하더라도 코드를 엉망으로 짜면 나중에 다시 그 코드를 볼 때 무슨 코드인지 못 알아볼 수도 있다. 누구나 알아볼 수 있는 깨끗한 코드를 짜기 위해서는, 이 책에 소개된 귀중한 방법..

도가도 비상도 (道可道非常道) 명가명 비상명 (名可名非常名) 도덕경의 첫 구절이다. 뜻을 풀어쓰자면,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영원한 '도'가 아니다. 이름 지을 수 있는 이름은 영원한 이름이 아니다. '도를 아십니까?'가 이로 인해 나온 말이 아닐까 싶다. '도'라고 할 수 있는 '도'는 '도'가 아니면 무엇이 '도'인가?라는 의문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도'의 정확한 정의가 무엇인지 알기보다는 도덕경에서 노자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무엇인지 깨닫는 것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사실 노자가 실존 인물인지는 구체적으로 밝혀지지 않았다. 노자의 도덕경도 노자라는 한 사람이 쓴 것인지 노자가 쓴 글에 그 후손이 글을 더 추가해 쓴 것인지 명확하지 않다. 신비로운 사람이 쓴 신비로운 ..

이 책은 제목 그대로 소프트웨어 장인이란 무엇이고, 소프트웨어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에 대해 말해준다. 기술적인 부분뿐만 아니라 이념과 태도에 대해서도 다루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의 삶의 자세에 대해 광범위하게 언급하고 있다. 저자인 만쿠소의 경험에 빗대어 설명을 하니 내가 직접 경험해보지 못했어도 실제처럼 느껴지는 부분이 있었다. 저자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서 굉장한 사명감과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는 단순히 코드를 작성하는 코더, 월급 받는 노동자와는 다른 차원이다. 끊임없이 자기 계발을 하고 더 나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고심하는 사람이다. 누구나 쉽게 읽을 수 있는 코드를 작성하여 협업을 도모하고, 코드 생태계를 더 발전시키는 사람이다. 돌아가..

읽는 순간의 그 느낌이 생각나 다시 집어 들었다. 원서로 2번, 번역본으로 2번 읽었다. 짧지만 묵직한 책이다. [이방인],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와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이다. 호밀밭의 파수꾼은 주인공인 홀든 콜필드가 학교에서 퇴학을 당하고 집에 돌아가기까지 3일 동안 벌어진 일들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홀든 콜필드는 성적 부진으로 퇴학을 당하고, 얼마 없는 돈으로 길거리를 서성이며 며칠을 보낸다. 퇴학 통지서가 수요일에 집에 도착하는데 그전에 집에 돌아가고 싶지 않아 방황을 하게 된다. 그는 속물들이 넘쳐나는 학교를 떠났지만 도심 속에도 여전히 속물들이 가득한 것에 염증을 느낀다. 홀든이 알고 있는 거의 대부분의 어른들은 속물이었다. 그와 반대로, 여동생 '피비'를 비롯한 대부..

이 책은 빌 게이츠가 미국의 모든 대학생들에게 졸업 선물로 준 책이라고 한다. 그 이유 하나로 책을 구매했다. 사실 난 신작 베스트셀러는 잘 사지 않는다. 아마존 장기 베스트셀러라도, 언론사 및 전문가의 호평, 극찬 등이 있어도 잘 사지 않는다. 그런 책들이 도움이 되지 않아서가 아니라, 더 좋은 옛날 책들이 많기 때문이다. 빌 게이츠는 어쨌든 경영자이자 기술자다. 그는 앞으로 사회를 짊어질 젊은 사람들이 이 책의 메시지를 꼭 알아줬으면 좋겠는 바람으로 이 책을 줬을 것이다. Factfulness(팩트풀니스)는 '사실충실성'이다. 말 그대로 사실에 충실한 정도를 의미한다. 우리는 여전히 선입견 가득한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있다. 국가들은 여전히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으로 나뉘고, 사회의 빈익빈 부익부는 ..

모든 이를 위한, 그러나 그 누구의 것도 아닌 책 프로이트, 마르크스, 니체는 20세기를 뒤흔든 3대 혁명적 사상가로 꼽힌다. 니체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철학자 중 한 명이고,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내가 가장 좋아하는 책 중 하나다. 이 책은 지금까지 총 3번 읽었다. 읽을수록 새로운 내용이 눈에 들어오는 매력적인 책이다. 프리드리히 니체는 기존의 도덕과 가치, 철학적 사상을 한 번에 무너뜨린 파괴적인 철학자다. 그는 플라톤부터 굳건하게 이어진 기존 서양철학에 과감하게 도전장을 내밀었다. 기존의 틀을 모두 무너뜨리고 혁명적인 철학을 구축했다는 점에서 그는 철학사의 빼놓을 수 없는 거물이 되었다. 이 책을 3번 읽다보니 밑줄 친 곳이 굉장히 많았다. 거의 매 장마다 잠언들로 가득하다. 추리고 ..

마이크로 소프트웨어 잡지의 2019년 1분기판이다. 현업에서 데이터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로 일하고 있는 사람들의 생생한 데이터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잡지를 읽고 아래 세가지 사안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데이터의 가치는 무궁무진하고, 앞으로 그 가치는 더 커질 것이다. 데이터를 바라보는 것, 정제하는 것은 땀내나는 일이다. 그럼에도 데이터를 만지는 건 재미있을 것이다. 모래사장 곳곳에 보석이 몇 개 숨어있다고 하자. 이 때 모래사장이 데이터이고, 모래사장을 샅샅이 뒤져 보석을 발견하는 일이 데이터를 정제하고 분석하는 일이다. 모래사장을 샅샅이 뒤지면 뒤질수록 보석을 많이 발견할 수 있다. 모래사장의 가치는 무궁무진할 수 밖에 없다. Numpy는 2006년에, pandas는 2008년에 releas..

사피엔스에 큰 감명을 받고 후속작인 호모 데우스를 펼쳐봤다. 사피엔스가 과거부터 지금까지 인류사의 전반을 설명한 책이라면 호모 데우스는 인류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를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과거 인류를 호모 네안데르탈렌시스, 호모 에렉투스 등으로 칭했고, 현생인류를 호모 사피엔스라 칭한다. 이와 유사하게 미래의 인류는 호모 데우스가 될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호모 데우스가 정확히 어떤 모습일지는 예상할 수 없지만, 인류의 구분이 달라질 정도로 호모 사피엔스와는 크게 다를 것이다라고 말한다. 앞서 사피엔스에서도 말했듯이 허구를 믿는 능력이야 말로 인간이 다른 종과 구분되는 특별한 점이다. 허구를 믿는 능력덕분에 협력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었고, 인간은 다른 모든 종을 지배한 유일한 존재가 됐다. ..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에 이어 벌써 류시화 시인이 엮은 시집만 3번째 읽는다. 이 시집은 2018년 1월에 나온 책이다. 앞으로 류시화 시인이 엮은 새 시집을 보려면 몇 년은 더 기다려야 할 것 같다. 1번째, 2번째 시집만큼은 아니었지만 류시화 시인만의 느낌은 여전했다. 시는 나로 하여금 앞만 보고 뛰어가다가도 잠시 멈춰서 숨도 고르고 주변도 돌아보게 한다. 아래는 본 시집에서 내가 꼽은 세 개의 시다. 그렇게 못할 수도 건강한 다리로 잠자리에서 일어났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시리얼과 달콤한 우유와 흠 없이 잘 익은 복숭아를 먹었다. 그렇게 못할 수도 있었다. 개를 데리고 언덕 위 자작나무 숲으로 산책을 갔다. 오전 내내 내가 좋아하는..

작년 12월 31일에 칼세이건의 코스모스에 대한 글을 썼다. 오늘은 유발 하라리의 사피엔스에 대해 글을 쓴다. 우연하게도 매 연말에 인류 대서사시에 대해 글을 쓴다. 코스모스만큼 두꺼운 책이지만 코스모스만큼 술술 잘 읽히는 책이다. 이런 종류의 책을 읽으며 항상 느끼는 것이 있다. 책의 효율성에 대해서. 저명한 학자가 평생을 걸쳐 연구한 학문 결과의 요약을 단 몇 주 만에 습득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인간이 어떻게 세상을 지배한 동물이 되었는지, 인간이 만들어 놓은 것이 무엇인지, 인간은 이를 통해 결국 행복해졌는지, 앞으로 인류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하는지 등에 대해 생각해보게 하는 책이다. 크게 인지혁명, 농업혁명, 과학혁명을 통해 인간의 과거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고 있다. 본론으로 들어가보자. 푸조라..

오랜만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책을 골랐는데 가볍지 않은 책이었다. 원제는 "The Middle Passage", 중간항로이다. 인생의 중간항로를 지나는 시기, 즉 마흔을 일컫는다. 이 책에서는 중간항로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화두를 던지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중간항로는 후천적으로 만들어낸 성격과 '자기'의 욕구 사이에 무시무시한 충돌이 벌어지면서 시작된다. 다시 말하자면 중간항로는 '지금까지의 내 삶과 역할을 빼고 나면, 나는 대체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질 때 비로소 시작된다. 4년 전 군대에서 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고 이와 유사한 주제로 '인정 욕구'라는 글을 쓴 적이 있다. '인정 욕구'는 말 그대로 남들에게 인정 받고 싶은 욕구이다. 우리는 남들에게 인정받기를 갈..

집에만 가면 읽고 있던 책을 잠시 접어두고 새로운 책을 읽곤 한다. [오래된 미래]도 그렇게 읽기 시작했다. [오래된 미래]는 문명으로부터 고립된 '라다크'라는 지역에서 오랫동안 살면서 보고 듣고 느낀 것에 대해 기술한 책이다. 난 기술의 편의성을 긍정하면서도 전통과 자연을 동경하기 때문에 이런 주제의 책은 항상 좋아한다. 라다크 사람들은 혹독한 환경 속에서도 항상 웃고 다니고 여유도 많았다. 서구적 입장에서는 이해할 수 없을 것이다. 환경도 혹독하고, 불편한 것도 많을텐데 어떻게 서구 사람들보다 더 행복해보일까. 이 물음에 대한 궁금증으로 작가는 라다크 사람들을 관찰하기 시작했다. 과거 라다크 사람들은 자급자족을 했고, 필요한 것은 물물교환을 했다. 하루에 몇 시간 정도만 농사일을 하고 나머지 시간은 ..